국내 역량이 다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글로벌 진출을 병행했고, 손익에 부담이 왔습니다. 지금 자문에서 가장 자주 말리는 것이 '아직 이른 확장'인 이유입니다.
성공한 이야기만 적는 글은 읽는 사람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무엇을 했더니 잘되었다는 이야기는 그 회사의 조건에서만 참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실패는 조건이 달라도 비슷하게 반복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국내 온라인 사업이 궤도에 올라 성장 곡선이 가팔라지던 시기였습니다.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다음 단계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저 역시 지금이 기회의 창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국내 사업을 계속 키우면서 동시에 해외 진출을 병행했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그 판단으로 손익에 부담이 왔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본 것은 외부의 기회였고, 충분히 보지 않은 것은 내부의 준비도였습니다.
확장의 타이밍은 시장이 열리는 시점이 아니라, 시장이 열리는 시점과 우리가 준비되는 시점이 겹치는 순간입니다.
지금 자문을 드릴 때, 확장을 검토하는 회사에 저는 네 가지를 여쭙습니다. 제가 그때 스스로에게 묻지 않았던 것들입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것은, 제가 확장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는 없던 사업을 만드는 일을 25년간 해 왔고 그 과정은 늘 확장이었습니다.
다만 확장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을 더 크게 하는 확장과, 아직 잘하지 못하는 것을 새로 시작하는 확장입니다. 앞의 것은 대체로 옳고, 뒤의 것은 조건을 따져야 합니다. 제가 틀렸던 것은 뒤의 것을 앞의 것으로 착각한 일이었습니다.
실패를 적는 이유는 반성문을 쓰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같은 자리에 서 계신 분이 계신다면, 저 질문 네 개만 먼저 던져 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