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8. 20·조직과 사람·읽는 데 5분
MD와 마케터가 같은 회의에서
다른 말을 하는 이유
부서가 나쁜 것이 아니라 KPI가 다른 것입니다.
두 자리에 모두 앉아 본 입장에서, 이 간극을 좁히는 방법을 적었습니다.
같은 회의실에 앉아 같은 목표를 이야기하는데 결론이 나지 않는 경험을 다들 해 보셨을 것입니다.
특히 상품과 마케팅과 개발과 물류가 함께 앉은 회의가 그렇습니다.
누구도 틀린 말을 하지 않는데 합의가 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각자 평가받는 숫자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회의, 다른 계산기
- MD는 매입 원가와 재고 회전, 그리고 상품 마진으로 평가받습니다. 할인은 마진을 깎으므로 신중해집니다
- 마케터는 유입과 전환, 고객 획득 비용으로 평가받습니다. 할인은 전환을 올리므로 반깁니다
- 개발은 안정성과 일정으로 평가받습니다. 갑작스러운 기획 변경은 두 가지를 모두 해칩니다
- 물류는 정시 배송률과 처리 비용으로 평가받습니다. 예측하지 못한 주문 폭증은 두 지표를 동시에 무너뜨립니다
그러니 마케터가 "이번 주말에 큰 프로모션을 하자"고 말할 때
MD가 주저하고 물류가 난색을 표하는 것은 조직 문화의 문제가 아닙니다.
각자 자기 계산기를 정확하게 두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각 부서가 자기 KPI에 완벽하게 최적화하면,
회사 전체로는 최적이 아닌 결과가 나옵니다.
제가 이 문제를 피부로 아는 이유
저는 커리어 초반에 패션 MD로 일했고, 이후 마케팅을 맡았으며,
버티컬 플랫폼에서는 손익을 직접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각 직군의 언어를 실제로 써 봤다는 뜻입니다.
MD 자리에 앉아 있을 때 마케팅의 요구는 종종 무책임하게 들렸습니다.
마케팅 자리에 앉고 나니 MD의 신중함이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양쪽 다 진심이었고 양쪽 다 자기 자리에서는 옳았습니다.
간극을 좁히는 세 가지
- 공통 지표를 하나 얹으십시오 — 부서 KPI는 그대로 두되, 모두가 함께 보는 숫자를 하나 만듭니다. 고객 한 명이 1년 동안 우리에게 쓰는 금액 같은 것입니다. 이 숫자 앞에서는 할인도 재고도 배송도 같은 편에 섭니다
- 초기에는 쪼개지 마십시오 — 사업 초기에 직군별로 팀을 나누면 각자의 계산기가 굳어집니다. 저는 상품·마케팅·UX·물류·CS를 하나의 팀으로 묶어 시작했고, 사업이 커진 뒤에야 단계에 맞춰 팀으로 나눴습니다
- 번역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 리더의 일 가운데 상당 부분은 한 직군의 말을 다른 직군의 계산기로 옮겨 주는 것입니다. "전환율 0.3%포인트"가 MD에게는 몇 장의 재고인지로 번역되어야 회의가 끝납니다
저는 부서의 논리가 아니라 고객을 기준으로 판단하려 해 왔습니다.
그 기준이 늘 옳았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적어도 회의가 길어질 때 돌아갈 자리는 되어 주었습니다.
김민정 · 비즈니스 빌더
25년간 네 개의 사업을 0에서 지었습니다. 올리브영 온라인 사업을 연 7,000억으로 키웠고,
세븐일레븐에서 연 860억 규모의 신사업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MJSolution에서 같은 고민을 하는 회사들을 돕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