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트  /  이커머스
2026. 08. 20·이커머스·읽는 데 7분

온라인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정해야 하는 것

자사몰을 '상품을 하나 더 파는 채널'로 볼 것인가, '고객을 이해하는 자산'으로 볼 것인가. 이 정의 하나에 투자 규모도, 조직 구조도, KPI도 전부 달라집니다.

온라인 사업을 하겠다고 결정한 회사에서 가장 먼저 논의되는 것은 대개 예산과 인력입니다. 개발비를 얼마나 쓸지, 몇 명을 뽑을지, 언제 오픈할지부터 정합니다. 저는 그 순서가 뒤바뀌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정해야 하는 것은 정의입니다. 우리가 만들려는 이 온라인이 대체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예산을 짜면 그 예산은 반드시 중간에 흔들립니다. 6개월 뒤 성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때, 무엇을 기준으로 계속할지 멈출지 판단할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의가 다르면 모든 숫자가 달라집니다

자사몰을 '판매 채널'로 정의하면 KPI는 매출이 됩니다. 매출을 가장 빨리 올리는 방법은 트래픽을 사 오는 것이므로 광고비가 늘어나고, 조직은 퍼포먼스 마케터 중심으로 짜입니다. 이 구조는 초기 성장을 만들어 냅니다. 다만 광고를 멈추는 순간 매출도 함께 멈춥니다.

반대로 자사몰을 '고객 데이터가 선순환하는 전환 플랫폼'으로 정의하면 보는 숫자가 바뀝니다. 매출보다 재방문율과 재구매율을 먼저 봅니다. 그러면 투자 순서도 달라집니다. 광고보다 앱을, 앱보다 리뷰와 개인화를 먼저 만들게 됩니다.

같은 예산을 써도 정의가 다르면 3년 뒤에 남는 것이 완전히 다릅니다. 한쪽에는 매출 기록이 남고, 다른 쪽에는 고객이 남습니다.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나

제가 온라인 사업을 맡았던 2014년의 올리브영은 이미 오프라인 1위였지만 온라인은 사실상 백지였습니다. 인원은 열세 명이었고 전략도 투자계획도 없었습니다. 매장에서 쌓인 브랜드 신뢰와 고객 데이터가 온라인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온라인은 오프라인 매출을 잠식하는 채널로 여겨지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그 정의 위에서 중장기 전략과 투자계획을 세우고 순서대로 실행했습니다.

마케팅 예산은 규모가 커진 뒤에도 세 가지 기준으로만 집행했습니다. 투자 대비 매출(ROAS), 고객 획득 비용(CAC), 고객 생애 가치(LTV)입니다. 감이 아니라 숫자로 예산을 지키는 일은 규모가 커질수록 더 중요해집니다.

8년 뒤 온라인 연매출은 7,000억이 되었고 월간 활성 이용자는 340만, 구매전환율은 4.8%, 조직은 110명이 되었습니다. 이 숫자들은 결과이지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목표는 처음 정한 한 문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작하신다면

회의실에서 예산 이야기가 먼저 나오면, 저는 늘 한 걸음 앞으로 돌아가자고 말씀드립니다. 이 온라인이 우리에게 무엇인지부터 한 문장으로 합의하는 것입니다. 그 문장이 없으면 6개월 뒤에 같은 논쟁을 처음부터 다시 하게 됩니다.

만약 한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는다면, 아직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그 회의는 값어치를 합니다.

김민정
김민정 · 비즈니스 빌더
25년간 네 개의 사업을 0에서 지었습니다. 올리브영 온라인 사업을 연 7,000억으로 키웠고, 세븐일레븐에서 연 860억 규모의 신사업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MJSolution에서 같은 고민을 하는 회사들을 돕고 있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십니까

지금 어디가 막혀 있는지만 적어 주시면, 제가 보기에 무엇이 문제인지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단계는 비용을 받지 않습니다.

고민 말씀하기